유니클로가 우익기업? 루머일까 진실일까

인터넷 커뮤니티에 똑같은 내용으로 꼬박꼬박 올라오는 글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일본 우익기업의 제품을 불매하자는 글이다. 일본 우익들은 이러저러 한데, 이들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제품을 팔고 있으니 그 제품을 불매하자는 식이다. 그 글에 올라오는 댓글들 또한 비슷비슷한 내용이다. ‘A기업은 우익기업이 맞다, 아니다’라는 식으로 갑론을박 한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정확하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얼마 전에 논란이 됐던, ‘홀리스터’라는 의류브랜드에 관한 글에서도 비슷한 모양새를 볼 수 있다. 논란은 홀리스터의 한 모델이 경복궁 앞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chinky eyes)’을 하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홀리스터의 인종차별 행위를 언급하며 홀리스터를 비난했다. 홀리스터의 모회사인 ‘아베크롬비 & 피치’가 유색인종을 고용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아베크롬비 회장이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아베크롬비의 옷은 백인들만을 위한 옷이라고 말해 오프라 윈프리에게 쫓겨났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더라’라는 말만 있을 뿐 정확한 증거를 보여주는 글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오프라 윈프리 쇼의 동영상을 찾아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Google 검색창에 Abercombie와 Oprah를 같이 검색해봤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영상은 없었다. 그 대신, 이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사이트가 있었다. 루머나 전설에 대한 명확한 출처를 밝혀주는 사이트였다.(www.snopes.com) 위 사이트에 따르면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했다는 인종차별 발언은 루머에 불과했다. 그가 했다던 말은 (“If I knew that blacks and Asians were going to wear my clothes, I would have never designed them“) 오프라 윈프리 쇼가 아닌 CNN style에서 한 것이었다. 위와 같이 말한 적은 없고, 대신에 아시아인 중 그의 옷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아래는 그 인터뷰가 실린 기사의 원문이다.

      Hilfiger then supposedly butted in then with a comment, something like it is
      one thing for one’s label to go popular worldwide, but there are some people
      who just don’t look well in “their” designer clothes. Hifiger then allegedly
      named several Asian races, apparently saying that he preferred if “these
      people“would’t wear their line – particularly Filipinos!

그러나 아베크롬비가 유색인종을 직원으로 고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고, 이 때문에 아베크롬비는 소송에 휘말렸다. 또한 최근에는 화보촬영 중 남성모델에게 성적 행위를 강제하고, CEO의 전용기 승무원의 속옷을 규정하는 문제 등으로 또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우익기업이라고 불리는 일본기업들은 어떨까? 그들은 정말로 우익기업인가 아니면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인가?



 처음 우익기업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은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부터였다.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은 미쓰비시 중공업, 아사히 맥주, 도시바, 후지쓰, 캐논, NTT, 마쓰다, 브리지스톤, BMW도쿄, 일본 켄터키프라이드치킨, 마일드세븐을 만드는 일본타바코 등이 있다(2005.3.18. 해럴드 생생). 위 기업들은 일본 극우단체로 역사 교과서 왜곡을 주도하고 있는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 후원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2001년 5월 기준). 또한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전력이 있는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쓰비시, 마쓰다 자동차업체 등이 그렇다. 이외에도 미쓰이, 스미토모 계열 기업을 비롯한 히타치 중공업, 닛산, 화장품 업체 가네보, 맥주회사 기린, 가전제품 업체 파나소닉 등이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도 명칭을 다케시마로 바꾸는 것을 후원하는 기업도 있었다.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그 기업 중 하나다. 닌텐도는 “국내에 진출한 이후 업계와의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할 만큼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아주 폐쇄적인 기업”이며, “우파적 기질은 과거에도 종종 문제가 된 적이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 게임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또한 “닌텐도의 주요 게임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군국주의 일본을 찬양하는 내용을 게임 내에 교묘히 갈무리해 놓거나 장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닌텐도가 상당한 협찬금을 일본 우익단체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2012.10.2. 더 게임스)

그러나 위 기업 중 몇몇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된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은 일본 본사에서 ‘우익단체를 지원한 적이 없다’고 (2005.5.3. 해럴드 생생)주장했다. 우익기업을 후원하는 것은 회사차원에서가 아닌 회사의 고위임원들이 개인차원에서 후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익기업 불매운동의 대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니클로 또한 마찬가지였다. 유니클로가 우익기업이라고 비난받는 이유는 욱일승천기가 티셔츠에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마크는 유니클로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기업의 마크였을 뿐, 욱일승천기를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또한 유니클로의 회장인 야나이 타다시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문제 됐을 당시, 이에 대해 “중국 등 해외비즈니스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또한 ”총리가 왜 야스쿠니신사에 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위의 정보들을 토대로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비교해봤을 때, 어느 부분은 왜곡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아베크롬비와 관련된 루머는 심각하게 왜곡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왜곡된 정보들을 근거로 아베크롬비나 우익기업들을 비판한다면 그 비판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정보들을 맹신하는 대신, 스스로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